트래킹 현상 — 먼지와 습기가 불이 되는 과정
플러그를 꽂아둔 채 몇 달이 지나면, 두 금속 핀 사이에 먼지가 앉습니다. 여기에 습기가 더해지면 원래 전기가 흐르면 안 되는 자리에 미세한 전류가 흐릅니다. 이것이 트래킹 현상의 시작입니다.

1단계 — 먼지가 다리를 놓는다
플러그의 두 핀 사이는 플라스틱으로 절연되어 있습니다. 그런데 먼지가 쌓이면 그 위로 얇은 길이 생깁니다. 평소에는 아무 일도 없습니다. 먼지는 전기를 잘 통하지 않으니까요.

2단계 — 습기가 길을 연다
장마철이나 결로가 생기는 계절, 먼지가 습기를 머금으면 미약한 전류가 흐르기 시작합니다. 전류가 흐르면 열이 나고, 열은 먼지와 플라스틱 표면을 조금씩 태웁니다.
3단계 — 탄화된 자국이 길이 된다
탄 자국은 검게 변하는데, 이 탄화된 부분은 원래 플라스틱보다 전기가 잘 통합니다. 그래서 다음번엔 더 큰 전류가 흐르고, 더 많이 탑니다. 한 번 시작되면 스스로 나빠지는 방향으로만 진행된다는 점이 트래킹의 핵심입니다.

4단계 — 발화
탄화가 진행되면 국부적으로 온도가 크게 오르고, 주변 플라스틱과 먼지에 불이 붙습니다. 이 과정은 몇 달에 걸쳐 천천히 진행되다가 마지막 단계만 순식간에 일어납니다.
왜 미리 못 알아채나 — 트래킹은 플러그 안쪽, 콘센트 구멍 속에서 진행됩니다. 플러그를 뽑아 핀 사이를 들여다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습니다. 그래서 정기적으로 뽑아서 닦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입니다.
오늘 할 수 있는 것
- 오래 꽂아둔 플러그를 뽑아 핀 사이의 먼지를 마른 천으로 닦습니다.
- 습한 곳(베란다·세탁실·주방)의 콘센트를 먼저 봅니다.
- 검게 그을린 자국이 있으면 그 플러그·콘센트는 교체를 검토합니다.
다음 글에서는 많이들 걱정하는 문어발 멀티탭이 정말 위험한지, 위험하다면 어떤 이유인지 짚어봅니다.
콘센트 화재, 붙여 두면 그 자리에서 잡습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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